이번에 오키나와를 여행하면서, 많은 곳을 둘러보지는 못했다. 일정도 짧았고, 아이가 있어서 주로 숙소에 머물고, 숙소 근처에서 식사를 해결했는데, 그럼에도 인상적인 식당과 카페가 있어서 소개를 해본다.
숙소였던 힐튼 오키나와 세소코 리조트에 대한 리뷰는 여기를 참조.
1. 오반부루마이 (大ばんぶる舞 本部店)
大ばんぶる舞 本部店 · 29-73 Tancha, Motobu, Kunigami District, Okinawa 905-0213 일본
★★★★☆ · 간이음식점
www.google.co.kr
숙소가 위치한 세소코 섬은 편의 시설이 거의 없는 대신, 세소코 대교만 넘으면 음식점이나 편의점이 많아서,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이곳 오반부루마이는 세소코 섬 맞은편의 토키치항에 위치한 아주 조그만 해산물 식당이다. 구글맵에서도 영어나 한글로 검색이 되지 않기 때문에, 만약 찾아가고자 한다면, 일본어 식당 이름을 알고 있어야 한다. 식당에서도 영어는 전혀 통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은 감안을 해야 한다.
메뉴판이 가게 벽에 붙어 있는데, 전부 일본어로만 되어 있고, 그림도 없기 때문에 주문이 쉽지 않았지만, 네이버 스마트렌즈로 어찌어찌 주문을 했다. 이곳의 주 메뉴는 사시미와 사시미를 이용한 덮밥류들인데, 우리가 방문했을 때 사시미류는 이미 품절 상태였다. 이미지가 없어서 어떻게 나오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새우덮밥 세트'와 '인근에서 잡힌 생선 사시미 덮밥 세트'를 주문했다. 가격은 각각 2만 원, 12천 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주문은 자판기로 하는데, 요즘 한국에서 흔히 쓰는 키오스크에 비하면 원시 유물 수준이다.
그렇게 나온 새우 덮밥과 사시미 덮밥은 매우 만족스러웠는데, 새우덮밥은 새우 폭탄 수준으로 많은 새우를 준다. 밥 위에는 큼지막한 새우 회 세 마리가 얹어져 있고, 크기가 작긴 하지만 단새우를 무려 30마리나 회로 내준다. 마지막으로 새우튀김이 두 피스. 이 정도 구성이 2만 원이라면 정말이지 혜자스러운 가격이다.
사시미 덮밥도 나쁘지 않았다. 아마도 잿방어류로 추정되는 약간 붉은기가 도는 생선이 토핑 되어 있는 덮밥인데, 맛이 좋았다. 같이 제공되는 우동도 우리가 흔히 아는 맛으로 포만감을 채우기에 좋았는데, 만약 부족하면 우동만 100엔에 추가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좋았던 점은 샐러드바에서 카레를 무료로 가져다 먹을 수 있는데, 우리 애는 이 카레와 밥으로 끼니를 때웠다.
2. Ark Cafe
Google 지도
Google 지도에서 지역정보를 검색하고 지도를 살펴보거나 운전경로 정보를 검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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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맛있는 식사를 하고, 아이가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고 해서 구글맵에서 카테고리를 아이스크림으로 검색을 했더니 나온 곳이 이곳 Ark Cafe이다. 오반부루마이에서 거리가 멀지는 않은데, 산길을 가야 해서 대체 이런 곳에 아이스크림을 파는 카페가 있긴 있을까란 의구심을 갖고 찾아갔던 곳이다. 구글맵을 믿고 숲길을 헤치고 가다 보면, 언덕배기에 센고 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나 나올법한 이런 건물이 등장하는데, 이곳이 Ark Cafe이다. 지은 지 상당히 오래되어 보이는 건물인데, 실내로 입장해 보니 연세가 상당해 보이는 할머니 두 분이 맞아주신다. 이곳의 주메뉴는 젤라또.
그리고 실내를 둘러보니, 뭔가 빈티지하면서도 좀 번잡스러워 보이는 오래된 인테리어. 확실히 젊은 감성과는 거리가 있다. 오키나와에 와서 느낀 점은 아직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점. 만약에 이곳이 제주였다면, 훨씬 세련되고 젊은 감성으로 가게를 꾸렸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가볼 만한 카페라고 추천하는 이유는, 모든 것을 상쇄하는 어마어마한 뷰 때문이다. 높은 언덕에 위치한 덕에 앞바다가 시원하게 조망되는데, 이런 뷰라면 맹물을 갖다 놓고 마셔도 맛있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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