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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 믿음수산 브라운 킹크랩 구입 후기

by 슈풍크1 2023. 3. 4.

언젠가부터 갑각류를 구입하려면 으레 노량진 믿음수산을 이용한다. 한때는 유튜브를 보고서 새벽 경매장에 나가본 적도 있는데, 그 나름대로 구경하는 맛도 있고, 싼 걸 고르는 재미도 있지만, 아무래도 새벽에 방문해야 하는 부담감, 상인들과의 미묘한 심리전, 그리고 C급 제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는 리스크 때문에 이제는 굳이 가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발길을 끊은 건, 선어 킹크랩을 싼 가격에 가져온 적이 있는데, 거의 먹을 수 없을 정도여서 죄다 버린 경험 이후이다. 나의 내공으로는 다닐 곳이 못된다고 반성하고, 그 트라우마로 한동안 노량진 시장에 발걸음을 하지 않았다.

 

믿음수산을 알게 된 건, 이제는 유명한 수산물 유튜버인 '푸드박스' 채널을 통해서였는데, 낮에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구매가 가능하고, 제로페이 수산물 상품대전을 활용하면, 오히려 새벽 경매장보다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부터다. 당시 포스팅 했던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 가능.

 

https://luke1.tistory.com/entry/%EB%85%B8%EB%9F%89%EC%A7%84-%EC%88%98%EC%82%B0%EC%8B%9C%EC%9E%A5-%EA%B0%91%EA%B0%81%EB%A5%98-%EC%A0%80%EB%A0%B4%ED%95%98%EA%B2%8C-%EA%B5%AC%EC%9E%85%ED%95%98%EA%B8%B0

 

노량진 수산시장 갑각류 저렴하게 구입하기

킹크랩, 대게로 대표되는 갑각류는 고급 식재료다. 원물의 가격이 워낙 높기 때문에, 일반 식당에서 접하기는 쉽지도 않거니와 가격이 어마어마하고, 그나마 시장에서 사다가 특별한 조리 없이

luke1.tistory.com

믿음수산은  매일 시세를 밴드에 올리기 때문에, 가격을 모른채 시장을 방문해야 하는 부담이 많이 줄어든다. 그리고 이곳은 상호처럼 신뢰를 바탕으로 한, 단골장사를 하는 곳이다. 가게 위치도 구석진 곳에 있는 선어코너에 있어서, 이곳이 어떤 곳인지 잘 모르는 뜨내기손님들이 시세 흥정해 가며 구입하는 곳이 아니다. 밴드에 가입되어 있는 예약 손님이거나, 기존 이곳을 이용했던 이들의 소개를 받고 온 손님들이 대부분이다.

 

몇 번 이곳을 이용해 본 경험에 의하면, 물건을 보는 눈이 매우 엄격하다. B급 제품이라면서,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아주 저렴하게 판매한 대게를 사와서 쪄보면, 웬걸 내 기준엔 A급에 버금가는 퀄리티였다. 

 

보통 시세는 경매를 마감하고 이른 아침에 올라오는데, 오늘은 브라운 킹크랩이 Kg당 3만원에 올라왔다. 브라운이 레드나 블루에 비해서는 급이 떨어진다고는 하나, 이 정도면 매우 저렴한 가격. 얼른 예약 답글을 남겼는데, 그새 품절이 되었다. 믿음수산은 좋은 물건 위주로 예약자들 우선 배정을 하고, 품질이 좀 떨어지는 것은 가격을 더 낮춰서 현장 판매를 하는데, 이렇게 된 이상 현장 구매를 노려보는 수밖에 없다.

 

오후 1시쯤 현장에 도착을 해보니 수조에는 아직도 브라운 킹크랩이 그득하다. 그러나, 사장님은 팔기 애매하다는 표정. 괜히 팔았다가 가게의 평판만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일 것이다. 

 

믿음수산 수조의 브라운 킹크랩들
아직 수조에 가득한 브라운 킹크랩들. 근데, 다들 팔기 애매한 B급이라고...

그렇지만, 난 이집의 유독 엄격한 품질 기준을 알기에 그나마 좋은 녀석을 골라달라고 부탁을 드렸고, 갑피가 깨진 대신 수율이 괜찮다는 녀석으로 구입을 했다. 2.6Kg에 7만 원. 살아있는 킹크랩이 이 정도 가격이면, 아무리 수율이 낮다 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구입했다. 다만, 한 가지 걱정이 되는 건, 브라운 킹크랩을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다는 것. 레드, 블루에 비해 맛이 떨어지는 건 감수할 수 있는데, 거부감이 드는 향이 있을 수 있어서 그 부분이 좀 걱정이 됐다.

 

브라운 킹크랩 구입 결정
2.6Kg 짜리 브라운 킹크랩 구매 결정. 가격은 2.7만원 /Kg. 총 7만원에 구입

그리고 집에 가져와서 저녁 때 쪄봤다. 난, 가급적 수산시장의 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 찜이라는 게 별다른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거니와, 무엇보다 식어버린 킹크랩은 맛이 없기 때문. 2.6Kg면 꽤 크기 때문에, 곰국을 끓이는 들통에 넣고 쪘다. 

 

2.6Kg 짜리 브라운 킹크랩
들통에 쪄낸 브라운 킹크랩. 수율은 좋지 못했지만, 맛은 훌륭했다.

생각보다 수율은 좋지 못했다. 약 60% 정도. 예약을 받았던 Kg에 3만원짜리가 수율이 약 70%라고 했으니, 감수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맛은 생각보다 좋았다. 맛은 수율에서도 온다고 생각하는데, 수율 좋은 레드를 먹었을 때의 환상적인 느낌까지는 아니었지만, 생물 킹크랩이다 보니 기본은 하는 것 같다. 좋지 않은 냄새 같은 것도 없었고, 세 가족이 맛있게 먹었다.

 

믿음수산을 이용할 때는 가급적 예약, 그게 아니라면 좀 이른 시간에 방문해야 좀 더 좋은 물건을 득할 확률이 크다. 그리고 브라운 킹크랩은 가격만 싸다면 얼마든지 먹을만한 가치가 있는 갑각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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