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크랩, 대게로 대표되는 갑각류는 고급 식재료다.
원물의 가격이 워낙 높기 때문에, 일반 식당에서 접하기는 쉽지도 않거니와 가격이 어마어마하고, 그나마 시장에서 사다가 특별한 조리 없이 쪄먹는 게 가장 일반적인 소비방식인데, 그마저도 가격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은 경매가 열리는 새벽 시간에 시장을 찾기도 하는데, 이것도 웬만한 열정이 아니면 쉬운 일이 아니다. 갑각류 경매는 보통 새벽 4시 정도에 열리는데, 괜찮은 물건을 건지려면, 4시 30분 정도 까진 경매장에 도착해야 가능하다. 그 시간에 가보면, 경매 낙찰을 받은 중도매인들과 일반 소비자들이 얽혀서 던전을 방불케 하는데, 그것 또한 재미라면 재미지만, 어찌어찌해서 시멘트 포대 같은 곳에 킹크랩 한, 두 마리를 받아서 집에 돌아오면, 그래 봤자 새벽 6시도 되지 않은 시간이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소위 '현타'가 오기 십상.
게다가 갑각류는 구입에 다소 난이도가 있다. 살이 얼마나 찼는지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은 알기도 어렵고, 경매장 던전에서 물건을 이리저리 뒤적거리고 있다가는, 중도매인에게 한소리 듣기 딱 좋다. 특히 죽은 물건인 선어의 경우, 운이 좋으면 활어에 버금가는 물건을 건질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돈은 돈대로 쓰고 냄새나서 못 먹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다 보니, 갑각류를 정기적으로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나 같은 경우에도, 언젠가부터 경매장 방문은 꺼려지는데, 얼마 전부터 좋은 대안이 있다. 바로 소매점이지만, 도매가격에 근접한 가격에 판매를 하는 곳이 있기 때문.
이곳은 아마도 한 유튜버에 의해서 일반인들에게도 알려진 것 같은데, 몇 번 방문을 하고, 구입을 해본 결과, 아주 만족스럽다.
노량진 수산 시장에 방문해보면, 각 점포마다 천정에 '활어-XX', '선어-XX', '냉동-XX' 같은 고유 번호를 달고 있는데, 노량진 점포의 시스템은 잘 알지 못하나, 누가 봐도 노량진의 주인공은 '활어-XX' 점포들이다. 이들 가게는 사람들이 주로 다니는 목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있고, 진열상태나, 갖고 있는 물건들도 A급으로 보인다. 반면에, '선어-XX'나 '냉동-XX' 점포들은 말 그대로, 죽은 생선이나 냉동 생선을 주로 취급한다.
그런데, 가끔 이런 가게들 중에서도 횟감이나, 활어 갑각류를 취급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매장들은 보통 '활어-XX' 보다 저렴하게 물건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위치도 구석에 있어서 찾기도 어렵고, 횟감의 경우, '활어-XX'는 회를 떠주지만, 이들 가게는 생선만 달랑 팔고, 회는 별도 비용을 내고 손질을 맡겨야 한다.
오늘 소개할 믿음 수산도, '선어-XX' 점포인데, 정확히는 '선어-23호'이고, 위치는 시장 1층, 남 5문을 찾으면 그 근처다.
이 집의 미덕은 A급 제품도 저렴하다는 것이고, '활어-XX' 점포에서는 취급하지 않는, 다리가 일부 잘려 나간 B급 물건들을 취급한다는 것이다. 가족분들이 운영하시는 것 같은데, 가보면 장사하시는 분들 같지 않고, 담백한 고객 응대도 개인적으로는 좋았다. 이곳은 네이버 밴드를 운영하는데, 매일 시세가 올라오고, 예약도 할 수 있어서 소위 '눈탱이'라고 하는 바가지 걱정은 안해도 된다. 누군가에게는 최대 장점이 될 수도 있는게, 이 곳은 제로 페이도 가능하다. 수산물 대전 때 선불 충전을 해 놓으면 20%가 할인된다. 물론, 수산물 대전 충전은 금방 소진이 되지만, 이렇게 20% 할인까지 받으면, 새벽 경매장보다 더 저렴하니, 정말이지 혜자로운 가게가 아닐 수 없다.
위치 정보와 밴드 정보를 공유한다.
믿음수산: 서울특별시 동작구 노량진동 13-6 신관 1층 선어 23호-24호(남5문 앞)
영업시간: 06:00 ~ 19:30, 매주 토요일 및 공휴일 : 05:30~20:00
전화번호: 02-2254-7530
네이버 밴드: band.us/@mideum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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