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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경산 한우를 취급하는 가성비 한우 집 - 해봉정육

슈풍크1 2023. 2. 25. 13:17

미경산 한우는 새끼를 한 번도 낳지 않은 암소를 뜻한다. 보통 고기용도로 도축된 소는 거세우가 많다. 암소는 송아지를 낳는 가치가 있어서 도축이 어렵고, 수소는 육질이 거칠어서, 중성화하여 비육한 후 도축하는 것이다. 때문에, 암소를 취급하는 식당은 이를 브랜딩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새끼를 낳지 않은 암소'를 내세우는 집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해봉정육은 본점은 대치동에서, 2호점이 무교동에 있고, 현주엽의 유튜브에 출연해서 이미 유명세를 탄 곳이다. 주변에 갈 일이 있어, 본점에서 식사를 했는데, 미경산 한우에 대한 궁금증도 어느 정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 곳은 식당이름에서 알 수 있듯 정육식당이기 때문에, 차림비가 테이블당 5천 원이 있고, 주문을 하면, 고기는 정육코너에서 직접 받아와야 한다. 메뉴는 아래와 같다. 우리는 안심부터 시작을 했는데, 400그람에 89천 원이면 식당에서 먹는 가격으로 나쁘지 않다. 질 좋은 안심은 마트에서 구매해도 100그람당 2만 원을 상회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 고기의 질을 볼 차례다.

 

해봉정육 메뉴
메뉴. 100g 2만원 언저리로, 강남 한복판 한우 가격임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다.

 

고기는 등급상, 1+ 인데 아주 최상급까지는 아니더라도 비주얼상으로는 충분히 좋은 고기가 나온다. 

안심으로 시작
안심 400g

고기는 숯불이 아니라, 주물로 만든 그리들에서 굽는데, 보통 숯불을 더 선호하지만 숙성이 잘 된 고기는 무쇠주물판에서 굽는 것도 나쁘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 창고43이나 한와담 같은 식당이 그랬다.

이곳의 경우 숙성육은 아닌 듯했다. 하긴, 정육식당에서 숙성육 전문점의 퀄리티를 찾는 것도 어불성설. 고기가 기본적으로 나쁘지 않은 만큼 맛은 괜찮았으나, 뭔가 육향이랄까, 고기의 깊은 감칠맛은 다소 부족했다. 그래서 두 번째는 숙성 채끝을 주문했는데, 아무래도 지방이 더 해지니 고기의 풍미가 한결 나았다. 가격은 더 저렴한데, 이곳에서만큼은 안심보다 채끝이 더 나은 선택이 아닌가 싶다.

 

해봉정육 안심
이 곳은 그리들 위에 굽는다. 조금은 감칠맛이 부족하달까.

고기를 먹었으니, 탄수화물 섭취차례. 한국인의 후식 볶음밥이다. 김치 베이스에 파채와 약간의 고기를 얹어준다. 볶음밥이야 맛 없을 수 없는 맛.

 

후식 볶음밥
맛없없 볶음밥

가격을 생각하면 전제적으로 나쁘지 않다. 대 인플레이션 시대에 이 정도 가격에 강남 한복판에서 한우를 먹을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그렇지만, 미경산 한우라는 분류가 딱히 의미가 있는지는 조금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