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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e Vintage Revival Arnel

by 슈풍크1 2022. 9. 21.

안경은 시력 보조 의료기구로서의 속성과 가장 눈에 띄는 얼굴에 얹히는 액세서리로서의 속성을 모두 갖는다.

의료기구로서의 가장 큰 미덕은 아마도 쓴듯 만듯한 가벼움일 것이다.

이런 쪽으로 발전한 브랜드가 극단적 가벼움을 추구하는 린드버그나 Markus T 같은 유럽 브랜드들.

물론 그 안경들이 예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가벼움과 착용감에 방점을 둔 실용적인 브랜드들이다.

 

그리고 그 대척점에 소위 뿔테라고 하는 플라스틱 소재 안경들이 있다. 

글쎄, 이게 예쁜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개인의 선호가 있겠으나, 뿔테를 쓰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뿔테가 가진 액세서리로서의 가치를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는 게 분명하다. 

 

뿔테도 수백, 수천가지가 있겠으나, 요 몇 년간 이 시장을 지배하는 키워드는 단연 아넬형 프레임이 아닌가 싶다.

1950년대 미국에서 탄생한, 사각도 아니고 원형도 아닌 이 프레임을 50년도 더 지나서 유행의 한 복판으로 꺼낸 건 아마도 조니뎁일텐데, 덕분에 수많은 회사들이, 안경을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죄다 같은, 대체 뭐가 다른지 알 수 없는 똑같이 생긴 안경테를 만들어내고 있다.

 

아넬 시장의 터줏대감이자 선두주자는 모스콧일 것이다.

어마어마하게 다양한 색상, 그나마 합리적인 가격. 그러나 중국산이라는 결정적 핸드캡.

또 다른 강자는 국산 브랜드인 타르트 옵티컬.

오리지널 아넬을 생산했던 타르트 옵티컬의 상표권을 가졌다는 정통성.

일본의 안경 성지 후쿠이현 사바에 시에서 전량 생산되는, 고가 안경에 어울리는 품질관리.

 

그리고 여기 TVR (True Vintage Revival)이라는 생소한 브랜드는 안경 좀 안다는 사람들에게 현존하는 최고의 아넬형 프레임이란 평을 듣는데, 듣자 하니 오리지널 아넬의 금형을 TVR이 갖고 있다고.... 그게 그렇게 큰 메리트인지는 모르겠으나 감성이 중요한 이 시장에서 확실히 상징성은 있을 수 있겠다.

TVR Arnel Beer Color

TVR이 모스콧이나 타르트 옵티컬과 가장 차별화된 포인트는 바로 소재인데, 대부분의 뿔테들, TVR의 다른 모델들도 아세테이트로 제작되는데 반해, 이 아넬 모델은 셀룰로이드로 제작이 되는데, 

이 셀룰로이드 소재가 빈티지 프레임들에 쓰였던 소재이고, 다루기 어려운 소재인데 반해, 아세테이트 대비 무게가 가볍고, 색감이 더 좋다는 게 안경잘알들의 평가이다.

 

나는 TVR 전에 두 개의 모스콧 모델을 거쳤는데, 모스콧 모델들보다 착용감이 좋은 건 확실하다.

사이즈가 잘 못 됐었는지 두 번째 모스콧 렘토쉬는 자꾸 흘러내리고, 무겁기도 했는데, 뭔가 척 얼굴에 달라붙는 느낌이 난다. 색감은 처음 구입할 때 너무 붉은감이 튀지 않나 싶었는데, 막상 써보면 훨씬 어두운 색깔이라, 나처럼 보수적인 착용자에게는 딱이다. 심지어 이전 안경이 렘토쉬 블랙 컬러였는데, 안경이 바뀐지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무려 50만원대에 이르는 프레임 가격은 확실히 부담이다. 매우 유사하게 생긴 프레임을 5만원대에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아넬형 프레임에 애정을 가진 착용자라면, 자기만족으로 구매를 해 볼만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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