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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otanist - Islay Dry Gin

by 슈풍크1 2022. 9. 21.

난 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 여행'으로 위스키에 입문했는데, 덕분에 아일레이 위스키에는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하루키가 그려 놓은 근사한 이미지와, 아무래도 대중적인 스타일은 아니기 때문에, 특별한 위스키를 마신다는 어줍잖은 자부심 같은 게 있다고 해야 할까. 

 

마시기 편한 위스키는 부드러운 스페이사이드의 발베니나 맥캘란이겠지만, 아일레이의 피트향 진한 위스키는 나름의 매력이 있다. 스페이사이드가 벤츠 S 클래스라면, 아일레이는 랜드로버 디펜더 정도 될까...

 

하루키의 책에서는 아일레이의 거의 모든 증류소가 등장을 하는데, 그 중에서 브뤽라디 증류소는 극단적인 peated whisky를 만드는 증류소다. 이 증류소에서 만드는 옥토모어란 녀석은 peaty함을 측정하는 페널수치 PPM이 시리즈에 따라 무려 150 이상에 이른다. (먹어 본 적은 없다. 상당히 고가의 위스키)

참고로, 아일레이에서 가장 peaty한 위스키를 만드는 증류소에 속하는 아드벡이 40 ~60 정도이고, 이 정도만 해도 굉장히 극단적인 위스키로, 거부감을 갖는 사람이 많다.  근데 이 옥토모어란 녀석은 대체 얼마나 피트를 때려 박은걸까.

패키지에서부터 포스가 남다르긴 하다.

Bruichladdie Octomore 12.2

보타니스트 진은 이 브뤽라디 증류소에서 만드는 드라이 진이다. 

위스키처럼 장기 숙성이 필요 없는 진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증류주인데, 그런 만큼 캐주얼하게 즐기기 좋은 술이라고 생각한다.

진 자체를 순수하게 마시는 경우는 드물고, 보통은 칵테일 베이스로 쓰는데, 특히 여름에는 토닉워터를 넣은 진토닉이 위스키 하이볼보다는 시각적으로도, 미각적으로도 더 잘 어울린다.

 

보통은 병당 2, 3만 원 하는 비피터나 고든스 진이 가장 대중적인 진토닉 용 진이겠고, 조금 고급이라면 탱커레이 넘버텐이나 헨드릭스 진이 있겠는데, 보타니스트 진은 아무래도 브뤽라디의 후광을 업고 프리미엄 진으로 포지셔닝되어 있다.

병에 쓰인 '22'는 이 술에 들어간 아일레이 특산 약초 종류이고, 그 식물들 이름들이 병에 깨알같이 양각으로 새겨져 있다.

 

가격대가 있는 술이다 보니, 거슬리는 느낌은 없고, 그게 당연한 가격의 술이지만, 사실 진토닉은 비피터 정도로 말아먹어도 아무 문제가 없긴 하다.  어쩌면, 토닉워터의 품질이 더 중요할지도.

그렇지만, 아일레이의 감성을 느껴보고 싶다면 경험해봄직한 그런 술이다.

Botanist 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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