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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대 입구 최고 가성비 고기집 - 황제 소갈비

by 슈풍크1 2023. 3. 7.

숙대가 있는 남영동 일대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깃집이 두 군데나 있는 곳이다. 그 유명한 몽탄과 남영돈. 그러나 이 두 곳 식당은 대낮부터 줄을 서야 저녁을 겨우 먹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식당들이다. 몽탄은 경험해 보지 못했고, 남영돈은 약 1년 전에 한 번 가본 적이 있는데, 명불허전이었다. 고기는 말할 것도 없고, 숯불이 너무 좋아서 잘 될 수밖에 없는 식당이란 생각을 했었다.

 

오랜만에 숙대 입구에서 약속이 있어서, 몽탄이나 남영돈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나 유명한 고깃집 두 곳을 예약 없이 워크인으로 방문해 보았는데, 두 곳 다 대기가 너무 길어서 길거리를 헤매다가 우연히 들르게 된 집이 이곳 황제 소갈비살이다. 

 

황제 소갈비살
전형적인 저가형 고기집의 간판.

일단, 500g에 29,900원이란 간판에 붙은 가격표가 전형적인 저가형 고기집이다. 한때 인기가 있었던, 600g 먹으면, 600g 더 주는 그런 류의 가게들. 아마도, 학교 앞이다 보니,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이 타겟인 것 같기도 하고.

황제 갈비살 메뉴
최근엔 이런 가격을 본 적이 없다.

들어가 보니, 메뉴는 이러하다. 갈비살이 메인인 듯싶고, 생각보다 꽤 다양한 부위를 취급하는데, 정육 식당이 아님에도 상차림비를 1천 원씩 받는다. 이해하기 어렵지만, 워낙에 저렴하니 넘어가자. 가격에서 짐작을 했겠지만, 고기는 전량 미국산이다. 이런 가격은 호주산도 나올 수가 없다. 사실, 이게 정량이 맞다면, 어진간한 삼겹살집보다 싼 가격이다. 비교할만한 식당은 아니지만, 남영돈의 항정살이 180g에 20,000원이다.

 

갈비살을 주문했다. 갈비살은 사실 '갈비'가 아니다. 우리가 갈비라는 부위에 대해 가진 판타지에 기댄 이름일 뿐, 사실은 늑간살이 맞는 표현일 것이다. 그러나, 난 이 부위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다. 지방이 등심이나 채끝처럼 마블링 형태로 고르게 분포된 것이 아니라, 덩어리 지방으로 붙어 있어서, 아무래도 좀 거친 부위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씹는 맛이 좋아서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부위다. 오래전부터 저가형 소고기집에서는 애용하는 부위이기도 하다.

황제 갈빗살
500g에 3만원 짜리 고기가 이 정도면 만족한다.

주문한 고기가 나왔는데, 생각보다 때깔이 좋다. 이 정도면 아무리 미국산 갈빗살이라고 해도, 혜자로운 가격이다. 

고기 맛은, 가격을 생각하지 않아도 나쁘지 않았고, 가격을 생각하면 매우 만족스러웠다. 대 인플레이션 시대에 서울에 이런 식당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게 신기할 뿐이다. 고기를 어떻게 소싱할지 매우 궁금하다.

 

살치살
살치살은 왠 냉동육이 나온다.

갈빗살이 만족스러워서, 좀 더 고급인 살치살을 주문했는데, 이건 더 비싼데도 불구하고 냉동육을 해동한 고기가 나온다. 이 집에선 갈빗살만 주문하는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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