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엔 맛집이 많다.
가성비 좋은 갈치조림 골목이 있고, 보리밥에 칼국수까지 주는 집도 있고, 유명한 꼬리곰탕집도 있다.
그중에서, 회현역 5번 출구로 나가서 남대문 시장 초입에 들어서면, 늘 길게 늘어선 줄을 볼 수 있는데, 바로 가메골 손만두다.
이곳 만두는 비교적 두꺼운 피를 가진 왕만두의 문법을 따르는데, 통상적인 왕만두보다는 피가 얇은 편이다. 만두소는 두드러지는 재료가 당면, 양파, 부추, 고기 정도인데, 고기를 어떻게 다루는지 고기의 질감과 향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나는 고기를 갈아 넣었을 때 느껴지는 특유의 고기 질감과 향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대표적으로 이북식 손만두가 그런 부분이 거슬린다. 그런데 이곳의 만두는 누가 얘기해주지 않으면, 고기만두에 고기가 들어 있는 게 맞는지 싶을 정도로 고기의 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데, 이런 부분은 시판 냉동 만두와 결이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가보면 알겠지만, 분명히 수많은 사람들이 직접 빚은 손만두가 맞긴 하다.
그래서, 손으로 빚은 만두 특유의 조금 투박하고, 질박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 소위 어른 입맛들에게는 너무 가벼운 맛의 만두일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나처럼 직관적인 '맛있음'에 끌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맛있을 수밖에 없는 맛이다. 냉동만두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좋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곳은 만두가 두 가지. 고기, 김치 이렇게 두 가지가 있는데, 신기한 것이 김치 만두 역시 김치의 질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고기만두의 매운 버전이 김치 만두라고 보면 될 듯. 예전엔 개당 800원이었는데, 이곳도 인플레이션을 이기지 못하고, 1,000원으로 인상이 되었다. 그래도 1,000원의 값어치는 충분히 하는 만두. 개인적으로는 호텔 중식당의 3피스 12천 원짜리 하가우보다 맛있는 만두라고 생각하고, 가끔 남대문에 갈 때마다 대량 주문해서 냉동고에 쌓아 놓으면, 그렇게 든든할 수 없다. 그래 봤자 얼마 못 가지만...
남대문이 본점이고, 신당동에 분점이 하나 있다. 두 곳의 맛의 차이는 거의 없는 듯.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서도 냉동한 만두를 주문할 수 있는데, 이것은 글쎄... 맛의 차이가 좀 있는 것 같다. 가끔 이마트에도 팝업 스토어 형태로 입점을 하는데, 이 경우 가격은 좀 비싸진다.
남대문 본점은 줄이 길지만, 워낙에 빨리빨리 만두를 쪄내기 때문에 회전은 빠른 편이다. 그래도 좀 더 빨리 구입하고 싶다면, 혹시 식은 만두가 있는지 물어보면, 한번 쪄냈다가 식어버린 만두를 바로 포장해 준다. 이 경우 덤으로 몇 알 더주기도 하기 때문에, 어차피 집에가져가서 먹을 사람들은 괜찮은 선택. 그리고, 이 집은 포장만 하는게 아니라, 매장에서도 먹을수 있는데, 매장에서 식사를 한 사람들은 줄을 서지 않고 바로 구매할 수 있게 해준다.
남대문 시장 주차는 많이들 알겠지만, 신세계 백화점 온라인 회원에 가입하면, 신세계 본점 주차 쿠폰을 한 달에 두장 주는데, 기본 세 시간 주차가 가능하기 때문에, 남대문을 방문할 때는 아주 유용하다.
네이버 지도
중구 남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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