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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탕의 정석 - 강남면옥

by 슈풍크1 2022. 10. 29.

어린아이가 있는 집은 공감을 할 텐데, 외식을 한번 하려면, 선택지가 굉장히 제한적이다. 일단, 생선회 같은 익히지 않은 음식은 같이 먹기가 불가능하고, 매운 음식도 마찬가지. 고기 같은 경우도 삼겹살처럼 기름기가 많은 부위는 선택이 어렵다. 그나마 쉽게 먹일 수 있고, 고기와 밥이 포함되어서, 먹이는 부모도 심리적으로 안심이 되는 메뉴가 갈비탕이다.

 

근데, 의외로 갈비탕을 주력으로 하지 않는 식당들은 이 메뉴를 허투루 내는 경우가 많다. 레토르트 특유의 냄새가 나서 포장 음식을 데워주는게 아닌가 싶은 식당도 있고, 고기가 질겨서 이가 들어가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고기는 갈비가 아닌 양지 같은걸 같이 넣어서 단가를 낮추는 식당도 많이 봤고, 국물은 뭐가 잘 못 됐는지 군내가 나는 곳도 있다. 물론, 내가 경험한 갈비탕의 70% 정도는 먹을만했다. 그런데, 강남면옥의 갈비탕은 정말 맛있는 갈비탕이다.

 

강남면옥은 서울, 경기 지역에 십여개의 매장을 가진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프랜차이즈인데, 이름에서 유추가 가능하듯 냉면집이다. 함흥냉면을 주력으로 하는 식당인데, 이 집의 또 다른 주력 메뉴가 갈비찜과 갈비탕이다. 

 

난 이곳 갈비탕의 미덕을 크게 세가지로 생각하는데, 첫 번째는 프랜차이즈 어딜 가도 균일한 수준의 품질이다. 대략 다섯 곳 정도의 지점을 이용해 보았는데, 마치 하나의 식당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똑같은 갈비탕이 나왔다. 이건 프랜차이즈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요소이지만, 의외로 많은 식당이 이 부분을 지켜내지 못해서 프랜차이즈가 붕괴된다. 아마도 지점이 많지 않아서 마스터 프랜차이즈의 관리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갈비탕의 주인공 갈비인데, 이 집만큼 깔끔하게 갈비를 손질해서 내는 곳을 보지 못했다. 원육은 한우는 아니다. 그런데, 매우 부드럽고 나쁜 냄새는 1도 없다. 갈비에 이런 표현은 어울리는지 모르겠지만, 신선하달까. 물론 갈비 외에 이상한 부위의 고기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세 번째는 국물. 이 집 갈비탕 국물은 어렵지가 않다. 직관적으로 맛있는 맛. 개인적으로 고기 국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해산물 베이스의 국물을 좋아하는데, 이곳 갈비탕의 국물은 누가 먹어도 맛있을 그런 맛이다. 그래서, 하동관 같은 스타일의 묵직한 육향을 즐기는 이들에겐 좀 가벼울 수도 있겠다. 

 

이런 이유로, 아이도 잘 먹고 어른들도 좋아하기 때문에 요즘엔 배달로 먹는 경우가 많은데, 배달을 시키면 양도 섭섭치가 않다.  아이가 좀 더 다양한 음식을 즐기기 전 까진 당분간은 자주 먹을 것 같다.

강남면옥 갈비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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